트럼프 취임 1년 평가: 명백한 운명의 서곡
이슈브리프 785호 (2026. 1.21)
오일석 nusl2006@inss.re.kr
국문초록
2026년 1월 21일(한국 시간)은 미 트럼트 대통령의 집권 2기 임기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1년 동안 미국의 국내외 정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백악관에 걸린 앤드류 잭슨 전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앤드류 잭슨은 노예제를 유지하였고, 1830년 ‘인디언 이주법’을 제정해 백인을 정착시키기 위하여 인디언 원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킨 사람이다. 또한 그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연방정부의 부채 문제를 해결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고 있다. 한편 잭슨 대통령의 정책은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이라는 교리와 연계되어 있다. 명백한 운명은 19세기 미국이 북미 대륙 전역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신성한 권리를 뜻하는 개념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2기 취임 연설에서 명백한 운명을 언급하였다. 이제 미국은 명백한 운명에 따라 서반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제국주의를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는 우선 지금의 미국이 예전에 우리가 경험한 미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여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백인 노동자의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제적 지원을 발굴하고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외교적 유연성을 확대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트럼프의 정책으로 미국의 경제 불황이 도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의 외교안보 정책을 점검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와 앤드류 잭슨
2026년 1월 21일(한국 시간)은 미 트럼트 대통령의 집권 2기 임기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1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전후 미국이 수립한 규칙기반 국제질서에 반하는 국내외 정책 집행을 밀어붙였다. 대표적으로 미국 내에서 폭압적인 이민 단속을 실행하였고, 베네수엘라를 침공하였으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고 공언함은 물론 그린란드도 매입이나 강공책을 적용하여 미국으로 편입시키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외 정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초상화 한 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5년 1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과 동시에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다시 걸린 앤드류 잭슨(Andrew Jackson)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그것이다. 트럼프는 2017년 1기 집권을 시작하면서도 앤드류 잭슨의 초상화를 집무실에 걸어 놓았다. 이는 백악관 내 인종주의를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앤드류 잭슨 전 대통령은 노예제를 유지하였고, 1830년 ‘인디언 이주법(Indian Removal Act)’을 제정해 백인을 정착시키기 위하여 미시시피강 동쪽에 살던 원주민들을 아칸소와 오클라호마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시켜 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 버렸다. 1838년부터 1839년까지 집행된 이 원주민 강제이주 과정에서 체로키 부족 4,000명 정도가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1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정책이 잭슨 전 대통령의 원주민 강제이주 정책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2
한편 앤드류 잭슨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연방정부의 부채 문제를 해결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는 기존 은행 체제에 반대하며 국가 부채를 청산하고자 했다. 실제로 잭슨 대통령은 1835년 1월 1일 모든 이자부 채무를 상환했다. 이는 연방정부가 관세로 수백만 달러를 징수하고, 방대한 양의 연방 소유 공공 토지를 매각했으며, 잭슨 대통령이 연방 지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3 이러한 점에서 트럼프는 앤드류 잭슨의 초상화를 집무실에 걸어두고, 백인 중심의 국내외 정책은 물론 관세 부과 및 연방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앤드류 잭슨과 명백한 운명
잭슨 대통령의 정책은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이라는 교리(doctrine)와 연계되어 있다. 명백한 운명은 19세기 미국이 북미 대륙 전역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신성한 권리를 뜻하는 개념이다.4 앤드류 잭슨은 대통령이 되기 전, 특히 크리크 인디언 부족(Creek Indian Tribe)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지휘한 장군이었고, 그들과의 전투 결과 크리크 부족이 미국에 2천만 에이커의 땅을 양도하도록 강요하는 조약을 체결하였다. 이는 인디언들이 조상의 땅을 포기한 11개의 주요 조약 중 하나였다.
트럼프는 2025년 1월 21일(한국 시간)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명백한 운명을 강조하였다. 그는 미국의 팽창주의(American expansionism)와 탐험주의(exploration)로의 복귀를 촉구하며 향후 4년간의 비전을 제시하였다.5 트럼프는 미국인이 다시 한번 용기와 활기,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명의 활력을 가지고 행동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성장하는 국가, 즉 영토를 넓히고 도시를 건설하며 우리의 기대를 높이고 새롭고 아름다운 지평을 향해 깃발을 들고 나아가는 국가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아울러 미국은 명백한 운명에 따라 화성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미국 우주비행사를 발사할 것이라고도 하였다.
명백한 운명이라는 교리는 원래 언론가 존 루이스 오설리번(John Louis O’Sullivan)이 “우리가 부여받은 대륙 전체를 점령하고 차지하는 것이 우리의 명백한 운명이다. 이는 신의 섭리가 우리에게 부여한 자유와 연방 자치 정부의 위대한 실험을 발전시키기 위함이다”라고 말한 데에서 기원을 둔다. 이 용어는 1830년대까지 산발적으로 지속되었던 원주민과의 갈등에 대응하는 정책의 명분을 명확히 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독립전쟁 이후 신생국으로 자리 잡아가던 미국 정부는 미국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땅을 ‘보유(occupying)’하고 있던 인디언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미국으로 이주한 백인들은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겠다는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 과정에서 인디언이 치러야 했던 생명의 대가는 고려되지 않았다.
명백한 운명에는 인디언을 제거하고 백인이 거주할 땅을 확보하여 정착시키도록 한다는 명확한 정치적 목표가 존재하고 있다. 또한이 교리는 초기 미국 정착민으로 불린 청교도들이 기독교 가치관에 따라 경건한 삶을 살 수 있는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종교적 열망도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인디언들이 미개하고 야만적이며 정치적 게임의 도구일 뿐이라는 선전하에 인디언 원주민에 대한 대량 학살은 잔혹한 범죄가 아닌 신성한 소명이라는 점 또한 포함하고 있다. 이 교리는 명확한 목적과 사회적 지원, 필요한 조치를 강제하는 법률, 필요한 행동을 취하도록 고무하는 예술과 언론을 통해 이상적으로 정의되었고, 실행 방식 또한 동반한 교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6
트럼프 집권 1년: 명백한 운명의 서곡
트럼프는 앤드류 잭슨의 초상화를 걸고 명백한 운명에 따라 서반구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신성한 과업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디언에게 무자비한 폭력과 공격도 신의 이름으로 용인된다는 이 미국적 교리가 21세기에도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폭압적인 방법으로 자국내 (유색 인종) 이민을 단속·추방하여 백인 노동자의 일자리를 정착시키고자 하고 있다. 미네소타 주의 르네 니콜 굿(Renee Nicole Good)에 대해 이민세관단속국(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 ICE) 요원들이 총격을 가하여 사망하게 한 사실과 그 이후 트럼프 정부 인사들의 대응 방식은 19세기 ‘인디언에 대한 폭압이 신성한 것’이라는 사명감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나아가 남미계의 이민을 막기 위한 장벽 설치는 물론 이러한 이민과 연계된 베네수엘라를 침공하는 것도 명백한 운명에 따라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백한 운명에 기초한 이러한 국제질서의 혼동 야기는 남미 국가들은 물론 전 지구적인 정세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남미 국가들은 인디언 및 그 혼혈들이 이룩한 나라이므로 미국이 언제든지 공격을 감행하거나 지배력을 행사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명백한 운명의 연장선에서 트럼프는 인디언 원주민이 살았던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편입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린란드 또한 이누이투(Inuit)들이 주민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고 이들 또한 미주 대륙의 원주민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미국의 지배력 행사는 명백한 운명에 따라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명백한 운명에 따라 미국은 서반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제국주의를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25년 12월 <국가안보전략>에서 밝힌 바와 같이, 유럽은 물론 동북아, 동남아 등 인도·태평양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고, 방기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유럽과 인도·태평양에 힘의 공백 상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기존 유럽연합이나 유사입장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적 힘의 균형을 추구하지 않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비록 이들 지역이 미국의 경제적 영토와 관련될 수는 있지만, 명백한 운명에 따를 때, 미 본토의 백인 노동자의 정착과 삶의 안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이, 러시아가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을 방치하거나, 중국이 동남아로 세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천하삼분지계의 일시적 합의 상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즉 서반구는 미국이, 유럽대륙은 러시아가, 인도·태평양에서는 중국이 각각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을 상호 용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대응 방향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할 것인가? 우선 지금의 미국이 예전에 우리가 경험한 미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여야 한다. 미국은 명백한 운명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이 독립전쟁 이후 신생 독립국과 같은 처지에서 백인 노동자의 정착을 위한 기반을 형성하는 것이 국가의 우선순위 과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 백인의 정착과 삶의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제적 지원을 확대하여야 한다. 반도체, 배터리, 조선, 바이오, 로봇 등 우리의 대미 투자가 백인들의 정착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여야 한다. 핵추진 잠수함의 도입이나 전작권 환수 등은 이러한 점에서 매우 진일보한 성과라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외교적 유연성을 확대하여야 한다. 미국의 안보 제공을 전적으로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동 및 아프리카에 대한 외교 역량을 강화하고 다변화시켜야 한다. 이 경우, 첨단 신기술, 에너지와 전력, 방산 등 산업적·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와 법제에 대한 이전을 지원하여야 한다. 아울러 K-푸드, K-뷰티, K-팝 등 문화적 영향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명백한 운명에 따라 인디언을 폭압하여 백인 정착에 기여하였고, 관세 부과 등의 정책으로 연방 부채 문제를 해결한앤드류 잭슨의 조치와 정책이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역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 중 하나인 1837년 금융공황을 초래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7 따라서 트럼프의 정책으로 미국의 경제 불황이 도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의 외교 안보 정책을 점검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 내용은 집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박우인, 美 대통령 상징 백악관 집무실, 트럼프는 ‘인디언 킬러’ 잭슨 초상화…바이든은?, 서울경제 (2021. 1. 21), https://www.sedaily.com/NewsView/22HCCC5LE2 ↩︎
- 박은경, 트럼프 2기 집무실 모습은?···앤드류 잭슨 초상화 다시 백악관으로, 경향신문(2025. 1. 21),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211338001 ↩︎ - Stacey Vanek Smith, Darian Woods, The time the US paid off all its debt (Indicator favorite),
NPR( December 27, 2021), https://www.npr.org/2021/12/23/1067429082/the-time-the-us-paid-offall-its-debt-indigator-favorite(Accssed: January 18, 2026). ↩︎ - Andrew Jones, “Trump wants US to pursue ‘manifest destiny’ in space. What could that mean?”,
SPACE.com(January 27, 2025), https://www.space.com/space-exploration/trump-wants-us-topursue-manifest-destiny-in-space-what-could-that-mean (Accssed: January 18, 2026). ↩︎ - Tariq Malik, “’We will pursue our manifest destiny into the stars.’ President Trump wants
astronauts to raise the American flag on Mars”, SPACE.com(January 21, 2025),
https://www.space.com/space-exploration/we-will-pursue-our-manifest-destiny-into-the-stars-p
resident-trump-wants-astronauts-to-raise-the-american-flag-on-mars(Accssed: January 18,
2026). ↩︎ - Albert-Camil Rath-Bosca, “The Doctrine of Manifest Destiny and It’s Reflection in the
American Legal System”, AGORA International Journal of Juridical Sciences 17, no.1 (2023),
pp.143-151. ↩︎ - Stacey Vanek Smith, Darian Woods, The time the US paid off all its debt (Indicator favorite),
NPR( December 27, 2021),
https://www.npr.org/2021/12/23/1067429082/the-time-the-us-paid-off-all-its-debt-indigator-favo
rite(Accssed: January 18, 2026). ↩︎